"잊지 않을게요"…이천 '병원건물 화재' 희생자들 오열 속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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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을게요…이천 '병원건물 화재' 희생자들 오열 속 발인

현은경 간호사 등 희생자 4명 발인…나머지 1명은 8일 발인
장례식장 주변 '울음바다'…영구차·관 잡고 한동안 못 보내
(이천=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비통함과 오열 속에 7일 경기 이천시 관고동 학산빌딩 화재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이천시의료원 장례식장에서는 불이 난 학산빌딩 4층 열린의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다 희생된 70대 여성 A씨를 시작으로 10분∼2시간 간격으로 4명의 발인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희생자 5명 가운데 빈소가 늦게 차려진 80대 남성 1명은 8일 오전 발인식이 열린다.

이날 발인식은 투석 받다 숨진 70대 여성 A씨와 60대 남성 B씨,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열린의원 간호사 현은경(50) 씨, 투석 환자 70대 남성 C씨 순으로 각각 진행됐다.

유족들은 각각 빈소에서 종교 제례 등 저마다 발인 의식을 치르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오전 7시 30분께 70대 여성 희생자 A씨의 관이 운구자들의 손에 들려 나오자 애써 눈물을 참던 고인의 남편은 "아이고…"하는 탄식과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아내의 관이 영구차에 오르고 나서도 그는 며느리 부축을 받으며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 영구차를 응시했다.

이어 9시 35분께 간호사 현은경 씨의 딸이 어머니의 영정 사진을 가슴에 안고 빈소에서 나오자 뒤따르던 유족들과 지인, 대한간호협회 관계자 등은 통곡했다.

곧이어 현씨의 관이 영구차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은 통곡 소리로 한동안 울음바다가 됐다.

마지막 길을 떠나는 어머니가 영구차에 실리자 현씨의 아들은 "엄마 엄마"를 목놓아 부르며 울었다.

오열 속 발인을 곁에서 지켜보던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환자의 생명을 끝까지 지켰던 현 간호사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의사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1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 지부별로 추모 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투석을 받다 희생된 60대 남성 B씨의 유족들도 영구차에 오른 관을 어루만지며 "불쌍해서 어떡해", "내 동생 ○○야"라며 오열했다.

참사가 발생한 이번 불은 4층짜리 학산빌딩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발생했으나 짙은 연기가 바로 위층 투석 전문 병원(열린의원)으로 유입되면서 투석 치료를 받던 환자 4명과 이들을 돌보던 간호사 1명 등 5명이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졌다.

경찰은 화재 원인과 함께 연기가 3층에서 4층 병원으로 유입된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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